자기 앞의 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선택,
그 빛나는 순간들을 응시하다
청소년문학 분야의 선구자적 작품『유진과 유진』, 『벼랑』, 『소희의 방』, 『신기루』 등을 거듭 발표해온 이금이 작가의 신작이다. 인정사정없이 냉혹한 현실에 상처 입고 불안해 하는 아이들의 내면을 진솔하게 그려냈던 ‘이 시대의 진솔한 이야기꾼’ 이금이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는 어른과 아이의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몸살을 앓는 두 소년의 성장통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상반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두 사람은 이처럼 사뭇 다른 풍경을 띠는 서로의 삶을 그저 가만히 응시한다.
스물세 살의 휴학생 지오는 어느 날 갑자기, 고등학교 시절 한방을 썼던 옛 친구인 석주로부터 메일을 받는다. 충동적으로 추풍령행 기차에 오른 지오는 석주에게 가는 동안 과거의 시간들을 하나씩 복기해 가며 자신의 지난 선택과 그 결과들을 떠올리게 된다. 어느 것 하나 흡족한 기억이 없는 지난 시간들에 지오는 자괴감을 느낀다. 한편, 석주 또한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가득한 5년의 시간을 보냈다. 지방의 기숙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석주의 삶은 묘하게 뒤틀리고, 최초의 일탈이었던 지오와의 자전거 여행을 통해 우연히 만난 소녀 은설은 이후 석주의 삶을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끈다. 자기 파괴적 충동을 느끼며 방랑의 시간을 보낸 끝에, 석주는 자신의 아이를 낳은 은설을 선택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꿈꾸기 시작한다.
우리는 우연으로 시작해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인생의 내밀한 진실을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다.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몸살을 앓는 두 소년이 보낸 5년의 시간은, 어쩌면 20대 이후의 인생을 장악할 수도 있는 청소년기의 고민과 선택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기 앞에 놓여진 인생을 마주볼 수 있는 용기를 얻음과 동시에,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 삶은 그 자체로 빛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실, 지오와 석주의 이야기로부터 희망찬 미래와 같은 안일한 결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후회나 열패감 대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내는 용기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작가는 문단 데뷔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펴낸 20여 권의 작품집을 통해 따뜻한 휴머니티와 진정성이 강한 작품 세계를 보여 주었다.
1962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1984년 '새벗문학상'과 1985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초등 학교 <국어> 교과서에 4편의 동화가 실렸으며, 2010년에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2편이 더 수록되었다. 대표작인 『너도 하늘말나리야』,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 『유진과 유진』 등은 아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보기 드문 책들이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 『도들마루의 깨비』, 『꽃바람』,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밤티 마을 영미네 집』, 『밤티 마을 봄이네 집』, 『영구랑 흑구랑』,『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금단현상』, 『맨발의 아이들』, 『쓸 만한 아이』, 『땅은 엄마야』,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소희의 방』, 『신기루』, 『얼음이 빛나는 순간』, 동화창작이론서 『동화창작교실』이 있다.
지금까지 펴낸 20여 권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우리의 삶을 진실되게 보여 주어 독자들로부터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어떤 새로운 이야기나 특별한 구성과 문체로 어필하려고 하기보다는 독자들의 마음을 저절로 움직이는 문체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동화속에서 이금이 작가는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고민과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금이 작가는 요즘 아이들이 고민하는 삶의 문제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소통의 단절에서 온다고 말하고 있다.
1. 너무 빠른 봄
2. 아직 이른 봄
3. 없는 사람
4. 처음
5. 수신 거부
6. 봄바람
7. 그들만의 리그
8. 꽃가루 수분
9. 낙오
10. 우연과 필연
11. 날카로운 첫 키스
12. 스무 살
13. 편력
14. 그 모든 것 이전으로
15. 양지의 그늘
16. 탯줄을 끊고
17. 터널
18. 땅 멀미
19. 해후
20. 손가락 한 개의 힘
21. 얼음이 빛나는 순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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